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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롱한 두통 by Neologic

머리가 많이 아프다. 어제는 날씨가 흐렸던 만큼 저기압의 영향으로 가벼운 편두통이 발생한 거려니 했는데 오늘도 아픈 것을 보면 날씨가 두통의 원인은 아닌 듯싶다. 입술이 조금씩 갈라지기 시작하는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것을 보아서는 갑자기 생활 패턴이 변하면서 몸에 조금 무리가 가는 것 같기도 하다. 일어나는 시간은 빨라졌는데, 밤에 자는 시간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더 늦추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불규칙적이기까지 하다. 피곤하다보니 수업이 비는 시간에 낮잠을 자게 되고, 낮잠 때문에 또 취침 시간이 늦어지는 바람직하지 않은 악순환이 이어지려하고 있다. 어떻게든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데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복잡해지니 어찌해야 할지 걱정이다.

수면 부족과 불규칙한 수면이 단순히 머리 아픈 정도로 끝난다면 그냥 조금 참으며 견디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텐데, 내 경우에는 생활에까지 지장을 주고 있다. 하루 종일 어느 정도 몽롱한 가운데 생활하다보니, 자잘한 실수가 많아진다. 주로 해야 할 일을 잊거나 수업 참관 중에 조는 등의 실수를 한다. 4교시 지리교과 선생님이신 주석표 선생님의 수업을 참관하러 가는 길에는 실습 상황부를 놓고 가서 선생님의 서명을 받지 못했다. 점심시간에 상황부를 찾아와 다시 서명을 받아야지 다짐하고는 집에 돌아와서야 그게 생각났다. 5교시 김훈기 선생님 시간에는 교과지도교사 선생님의 수업인데다 선생님의 수업이 지루하지 않았음에도 식곤증을 이기지 못하고 깜빡 조는 결례를 범하기도 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퇴근부에 서명도 안 한 채로 퇴근하다가 김훈기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다시 학교로 돌아온 것이다. 학급 종례가 끝나고도 30~40분가량을 사대부고와 그 주변에서 보냈음에도 아무 생각 못하고 있다가 마을버스를 타고 집에 보이는 지점에서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다시 학교에 돌아가 퇴근부에 서명을 하고 돌아왔다. 집에 가는 길 15분, 내려서 다시 버스를 기다리는 10여분,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20분.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빈둥거렸던 시간까지 포함하면 대략 한 시간 반 정도를 길거리에 뿌린 셈이다. 게다가 조금 편안해졌던 두통도 덜컹거리며 버스를 탄 탓인지 더 심해졌다. 갑자기 피로가 몰려오며 어이없게도 집에 와 앓아눕고 말았다. 아직 뭔가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이렇게 지치면 어쩌나 싶다. 낮에는 덥고 저녁에는 선선한 환절기에 운동장 먼지까지 많이 마셨더니 약간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종합 감기약을 먹고 한 숨 쉬고 났더니 몸이 조금 나아지기는 했는데, 생활 패턴의 악순환을 오늘도 끊지 못했다는 사실에 조금은 화가 난다.

나보다 나이도 더 많으시고 더 멀리서 오시는 선생님들께서도 멀쩡하신데, 집도 가깝고 나이도 젊은 내가 이렇게 비실거려서야 되겠는가. 갑작스러운 변화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문제려니 하지만, 이 과정을 견뎌내야만 발전이 있겠지. 육체적으로 힘든 이상으로 정신적으로 버텨주어야만 더 큰 실수 없이 근무교육실습을 잘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교사가 되어서, 혹은 어떤 일을 하던지 지금보다 더 바쁘고 복잡하면 복잡하지 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교사가 된 후에도 이렇게 매일 몽롱하게 살면서 사소한 일들에 실수하기 시작하면 이러한 사소한 실수들이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 많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실수가 계속 되면 선생님들 사이에서, 그리고 학생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수 있다. 학생으로부터 신뢰를 잃어버린 교사는 교사로서 파산신고를 받은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또 교사들 사이에 신뢰를 잃어버린 사람이 어떻게 연계 과목, 혹은 같은 과목 교사들 사이의 연구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여 과목 간 연계 학습, 다양한 수행 평가 개발 등 최근 논술의 중요성이 대두하면서 강조되는 간 학문적 연결을 시도할 수 있겠는가. 결국 도태되고 말 것이다. 게다가 이런 사소한 실수들이 학생들에 관한 일에서 발생한다면, 내 작은 실수가 내가 맡고 있는 학생에게는 아주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몸이 피곤하다는 핑계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안하거나 끝내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자기 관리도 교사의 필수 덕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 관리라 하여 교사로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미지 관리 즉, 학생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깨끗한 생활을 유지하는 것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고, 일정한 생활 패턴을 일정하게 개선하여 자신의 컨디션과 잠재능력을 항상 최상으로 끌어올려 지속시키는 것이야 말로 교사로서 자기 관리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오늘부터 면담 학생들을 한 명씩 만나가며 면담을 시작했어야 했는데, 피곤하고 정신이 없다는 이유로 진표와 점심시간에 잠깐 이야기 한 것을 빼면 그다지 좋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듯싶다. 내가 맡고 있는 학생들에게 미안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오늘도 이미 생활 패턴은 무너져 버렸지만, 내일부터는 피곤한 중에도 시간을 내서 내 면담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어 보아야겠다.


덧글

  • 민호 2007/05/11 07:40 # 삭제 답글

    쯧쯧ㅡ,.ㅡ
  • 창대 2007/05/14 00:51 # 삭제 답글

    남고인가보군요?(실망)
    ..반쯤은 농담이에요 :)
    형 글 보니까 정말 열심히 하시는거 같네요. 힘내세요 화이팅-_-/
  • Neologic 2007/05/20 23:11 # 답글

    ㅜㅠ
    정말이지 이번 주말은 죽다 살았다오...;;;
    체력의 한계를 느낀데다가 감기까지....

    학교는 남녀 공학인데, 내가 들어가는 반은 다 남자 반~ㅋㅋㅋ
    어떤 면에선 예민한 여학생들보다는 편하고 좋은 것 같아.
    뭔가 통하는 것도 있는 것 같고.
    뭐~ 우리 반 애들은 나보다 여자 선생님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야.
  • -=0923 2013/04/03 09:13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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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많은 부채에 힘들어하고 계신가요?

    개인회생을 조심스럽게 권해드립니다.
    개인회생 신청은 채무자 본인이 현재 직장과 소득이 있는데 본인의 소득으로 채무 변제가 어려우면 기본적인 신청 조건이 되고 나머지는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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